제약/바이오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차세대 비만치료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체중 감량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약물들은 뇌의 포만감 중추를 자극해 적은 음식 섭취로도 배부름을 느끼게 하여 극적인 감량 효과를 선사한다. 하지만 체중계의 숫자가 줄어드는 기쁨 뒤에는 근육량까지 함께 빠져나가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도사리고 있다.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이 소실되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약을 끊었을 때 요요 현상이 올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감량기 단백질 섭취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감량기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1.2~1.6g 수준이다. 만약 체중이 70kg인 성인이라면 매일 84g에서 112g 사이의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약물 복용으로 인해 식욕이 극도로 저하된 상태에서는 고기나 생선 같은 고형식을 충분히 씹어 삼키는 것조차 고역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적은 양으로도 효율적인 단백질 공급이 가능한 고밀도 식품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장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은 참치캔이다. 별도의 가공 과정 없이 뚜껑만 따면 바로 섭취할 수 있는 참치캔은 100g당 약 20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단백질 밀도가 매우 높다. 시중에 판매되는 소형 캔 하나만으로도 하루 권장량의 상당 부분을 채울 수 있으며 탄수화물이 거의 없어 혈당 관리에도 유리하다. 채소와 곁들여 비빔밥이나 샐러드로 활용하면 식사량이 줄어든 상태에서도 충분한 영양을 확보할 수 있지만, 기름기를 제거하고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는 주의가 요구된다.

 

육류 섭취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는 코티지치즈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 우유를 응고시켜 만든 이 생치즈는 숙성 치즈보다 지방 함량이 낮고 수분이 많아 몽글몽글한 식감을 자랑한다. 종이컵 3분의 2 정도 분량인 100g만 섭취해도 10g 이상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어 입맛이 없을 때 떠먹기 좋다. 특히 씹는 힘이 약해진 상태에서도 부드럽게 넘길 수 있어 식단 조절 중인 다이어터들에게 인기가 높으며, 통곡물 빵이나 과일과 함께 곁들이면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닭가슴살 특유의 퍽퍽함에 물렸다면 탱글탱글한 식감의 새우를 식단에 추가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익힌 새우는 100g당 단백질 함량이 20~24g에 달해 닭가슴살 못지않은 고단백 식품으로 꼽힌다. 지방과 탄수화물 비중이 극히 낮아 순수 단백질 보충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냉동 새우를 활용하면 조리 과정도 간편하다. 다만 버터나 크림소스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조리법은 칼로리를 높여 감량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으므로 찌거나 굽는 방식의 가벼운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만치료제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만능 열쇠는 아니다. 약물에만 의존해 굶다시피 살을 빼면 결국 근육이 사라진 빈자리에 다시 지방이 차오르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성공적인 체중 감량의 핵심은 적게 먹더라도 근육을 지킬 수 있는 양질의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하고 적절한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데 있다. 참치와 치즈, 새우와 같은 고단백 식품들을 적절히 교체해가며 식단의 즐거움을 유지하는 노력이 건강한 몸을 만드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