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시사

유승민·정청래, 노무현 유산 두고 격돌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여야 정치권이 '노무현 정신'의 진위를 가리는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법안 통과를 주도하며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유 전 의원은 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이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철학과는 거리가 멀며, 오히려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정청래, 김용민 의원 등 법안 통과에 환호한 인사들을 직접 거명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박탈하고 경찰에 독점적 권한을 부여하는 체제가 어떻게 노무현 정신으로 둔갑할 수 있느냐며 강하게 반문했다. 특히 이러한 법 개정이 결국 국가 수사 역량을 약화시켜 중국의 공안 통치와 다를 바 없는 경찰 공화국을 만들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 근거로 유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의 발언을 인용했다. 곽 의원은 앞서 노 전 대통령이 검찰 권력을 견제하면서도 동시에 경찰 권력의 독주 역시 경계했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유족이자 정치적 계승자인 곽 의원의 증언이야말로 민주당이 주장하는 노무현 정신이 허구임을 증명하는 결정적 단서라고 주장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민생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도 유 전 의원의 비판 목록에 포함되었다. 그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나 강력 범죄 피해자들이 겪게 될 수사 지연과 부실 대응 가능성을 언급하며, 보완수사권 폐지가 서민들에게 억울한 피해를 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평생 보수 정치의 길을 걸어왔지만 노 전 대통령의 특정 정책을 존중해왔다고 밝힌 그는,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정청래 의원은 유 전 의원의 비판이 당내 경선에 대한 부당한 개입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자신의 이름을 콕 집어 비난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며, 이는 국민의힘의 정략적 이익을 위한 의도적인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의 주장을 허무맹랑한 의견으로 치부하며 민주당의 전당대회 과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정 의원은 유 전 의원을 향해 민주당의 축제인 전당대회 기간만이라도 자숙할 것을 요구하며 논쟁의 확산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구체적인 법안 내용에 대한 반박보다는 유 전 의원의 발언 시점과 의도에 집중하며 정치적 방어막을 쳤다. 여야 중진 정치인들이 노무현이라는 상징적 자산을 두고 벌이는 이번 설전은 향후 검찰 개혁의 정당성 논의와 맞물려 당분간 정국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