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미국 덮친 기생충 공포, 샐러드 채소가 원인?

 미국 전역에서 수천 명의 확진자를 발생시킨 '사이클로스포라 감염증'의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현지 시각으로 14일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시간주 보건 당국은 이번 집단 발병의 유력한 원인으로 상추와 샐러드용 채소를 공식 지목했다. 평소 연간 수십 건에 불과했던 감염 사례가 특정 지역에서만 수천 건으로 급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특히 신선 식품을 선호하는 여름철 식습관과 맞물려 감염 경로가 광범위하게 형성되면서 미국 보건 시스템의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이클로스포라 감염증은 사람이나 동물의 배설물로 오염된 음식물 혹은 물을 섭취할 때 전파되는 기생충 질환이다. 일단 인체에 침투하면 약 2일에서 2주 사이의 잠복기를 거친 뒤 본격적인 증상을 드러낸다. 감염자들은 극심한 복통과 함께 물설사, 메스꺼움, 식욕 부진 등을 겪게 되며, 이는 심각한 체중 감소와 만성 피로로 이어진다. 제때 치료받지 않을 경우 증상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며 한 달 이상 지속될 수 있어 환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단순한 배탈로 오인해 방치할 경우 지역 사회 내 추가 확산을 부추길 위험이 크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시간주에서만 2,64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44명은 상태가 위중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뉴욕과 일리노이 등 미국 내 31개 주에서 최소 843건의 추가 확진 사례를 공식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검사 결과가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할 때, 실제 감염자 수는 정부 발표 수치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역학자들은 올해가 미국 역사상 사이클로스포라증 발생 건수 면에서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건 당국은 감염 예방을 위해 시민들에게 식재료 관리 주의보를 발령했다. 특히 시중에서 흔히 판매되는 포장 샐러드 키트가 세척 과정에서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가급적 통상추를 구매해 직접 손질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상추를 섭취할 때는 오염 가능성이 높은 바깥쪽 잎을 과감히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충분히 씻어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기생충의 특성상 약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가열하면 사멸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채소를 익혀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한 예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신선 식품 유통망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규모 농장에서 수확된 채소가 세척과 포장 단계를 거쳐 전국으로 배송되는 과정 중 어디서 오염이 시작되었는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은 특정 유통업체나 농장과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정밀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광범위한 유통 경로 탓에 원천지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자들은 유기농이나 세척 문구가 적힌 제품조차 믿을 수 없다며 신선 채소 구매를 꺼리는 등 시장 전반에 위축세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수질 오염과 농업 용수 관리 부실이 이번 대유행의 근본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장기적으로는 농산물 생산 단계부터 철저한 위생 기준을 적용하고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분간 미국 내 사이클로스포라 감염증의 확산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보건 당국은 추가적인 집단 발병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민들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기생충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