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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한국 교통에 울고 웃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중교통 분담률을 자랑하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교통 천국'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대중교통 인프라는 관광 목적지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심각한 지역 불균형과 외국인 관광객을 외면하는 폐쇄적인 시스템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에 편중된 서비스다. 전반적인 대중교통 만족도는 높은 편이지만, 서울과 대전 등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방의 만족도는 현저히 낮다. 긴 배차 간격과 부족한 노선망으로 인해 대중교통만으로 이동이 어려운 지방의 현실은 '교통 복지'의 심각한 격차를 보여준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대표적으로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예매 시 해외 발행 신용카드 사용이 전면 중단된 사례가 있다. 일부 부정 사용을 막는다는 명분이었지만, 이는 대다수 선량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을 묶는 조치가 되어 여행 편의성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결제 시스템의 비호환성이다. 세계 최초로 후불교통카드를 도입한 'IT 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국제 표준 결제 방식인 '오픈루프(Open-Loop)' 시스템 도입에는 뒤처져 있다. 이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은 자신의 신용카드로 버스나 지하철을 바로 이용하지 못하고, 별도의 교통카드를 구매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미 영국,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 세계 주요 도시들은 자국민과 관광객 모두 자신의 신용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반면 한국은 제주도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을 뿐, 전국적인 확대는 요원한 상황이다. 서울시 역시 2030년을 목표로 하고 있어 세계적인 흐름에 한참 뒤처져 있다.

 

수치상으로는 세계 최고일지 몰라도, 체감 만족도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진정한 '교통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수도권 중심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국경 없는 결제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여 세계인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