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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통째로 우리 동네에?
아이들의 손안에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가 담긴 특별한 상자가 쥐어진다. 국립민속박물관이 10년 넘게 운영해 온 대표적인 문화다양성 교육 프로그램 '다문화꾸러미'가 올해부터 전국 4개 지역을 새로운 거점으로 삼아 더 넓은 세상으로의 확장을 시작한다.'다문화꾸러미'는 '움직이는 작은 박물관'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체험형 교구재다. 각 나라의 전통 의상, 놀잇감, 생활용품 등 실물 자료와 영상 콘텐츠로 구성되어, 아이들이 책이나 영상으로만 접하던 다른 문화를 오감을 통해 직접 만지고 느끼며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가 다문화 시대로 접어들던 2010년, '박물관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결혼이주여성과 그 가족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을 돕는 사회 통합의 목적이 강했으나, 시대의 변화에 맞춰 그 역할과 의미를 확장해왔다.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확산 뒤에는 독특한 운영 방식이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제작한 국가별 꾸러미를 전국의 지역 거점 박물관에 대여하면, 거점 기관은 이를 자체 교육에 활용하는 동시에 지역 내 어린이집, 도서관, 학교 등에 다시 빌려주는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지난 10여 년간 약 125만 명의 어린이들이 꾸러미를 경험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부터는 경기 화성, 부산 사상, 대구, 경남 거제에 위치한 4개의 박물관 및 전시관이 새로운 거점 기관으로 합류한다. 이번 확대를 통해 국립민속박물관은 기존의 사회 통합 기능을 넘어, 아이들이 서로 다른 문화를 동등하게 존중하는 '상호문화 이해'와 세계시민으로서의 소양을 기르는 교육으로 프로그램을 한 단계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다문화꾸러미'는 단순한 일회성 교육을 넘어,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문화다양성 교육의 성공적인 선례를 남겼다. 특히 실물 자료를 기반으로 한 체험 중심의 교육 모델은 국내 여러 문화기관의 유사 프로그램 개발에 영감을 주는 원형이 되며, 우리 사회의 문화적 포용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