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이미 '광속 마감'..지구 최저점에서 열리는 신의 레이스

전 세계 러너들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지점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사해에서 아주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이스라엘관광청은 오는 2월 6일, 지구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알려진 사해에서 제7회 사해 랜드 마라톤이 개최된다는 소식을 전하며 전 세계 마라톤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평소 일반인에게 엄격히 금지된 출입 제한 구역을 달린다는 점에서 더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해는 이름 그대로 바다처럼 넓지만 실제로는 세계에서 가장 짠 염분 호수로 유명하다. 가만히 있어도 몸이 둥둥 뜨는 신비로운 부영 체험이 가능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에메랄드빛의 아름다운 수면 아래에는 의학적으로도 효능이 검증된 수많은 광물과 미네랄이 녹아 있다. 과거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자신의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사해의 진흙과 물을 이용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며, 무려 5000년 이상 뷰티의 원천으로 각광받아 왔다. 

 

단순히 풍경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사해는 해수면보다 약 430미터나 낮은 저지대라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평지에 비해 산소 포화도가 8% 이상 높으며, 대기층이 두꺼워 자외선 지수가 거의 0에 가깝다. 러너들에게는 더없이 쾌적한 호흡 환경과 피부 보호를 동시에 제공하는 신의 코스인 셈이다. 이러한 특별함 덕분에 이스라엘의 사해는 세계적인 휴양지이자 치유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사해 랜드 마라톤이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환상적인 소금길 코스 때문이다. 국제 러닝 전문 잡지인 더 러닝 위크는 이 대회를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레이스 9선 중 당당히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만큼 이 코스는 독보적인 비주얼과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 올해 대회는 아직 두 달이라는 시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모든 참가 신청이 마감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전 세계에서 모인 8000명의 러너는 사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소금 제방 위를 달리며 인생 최고의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이번 마라톤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단연 사해 남쪽을 둘러싼 사해 댐의 경계 제방 코스다. 이곳은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나누는 국경 제방 역할을 하는 구역으로, 군사적 및 보안상의 이유로 평상시에는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다. 하지만 1년 중 단 하루, 사해 랜드 마라톤이 열리는 날에만 마라토너들을 위해 문을 연다. 숨 막히는 절경을 배경으로 양옆에 에메랄드빛 물길을 끼고 달리는 기분은 오직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대회는 5km 건강 달리기부터 50km 울트라 마라톤까지 총 6가지의 다양한 코스로 구성되어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해 랜드 마라톤의 역사는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엔게디 키부츠의 일원이었던 엘리 론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초기에는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는 작은 규모였으나,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천 명의 러너가 참여하는 이스라엘 대표 연례 행사로 성장했다.

 

올해 대회에는 특별한 손님들도 함께한다. 군인, 보안군, 경찰, 예비군으로 구성된 달리기 단체들이 대거 참가해 도전의 의미를 더한다. 하프 마라톤 이상의 상위 입상자들에게는 상금도 수여될 예정이어서 뜨거운 순위 경쟁도 예상된다.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국가적 축제의 장으로 변모한 모습이다. 

 

사해 랜드 마라톤을 주최하는 니르 벵거 타마르 지역의회 의장은 이번 대회가 웅장한 자연과 관광 명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특별한 행사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신비로운 장소인 사해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전 세계 러너들이 행운과 성취감을 동시에 얻어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러너들에게 사해 랜드 마라톤은 단순한 기록 단축을 위한 경기가 아니다. 지구의 가장 깊은 지점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평소에는 밟아볼 수 없는 소금 제방 위를 질주하며 대자연과 교감하는 경이로운 경험이다. 사해의 짙은 염분과 풍부한 산소, 그리고 눈부신 에메랄드빛 풍경은 달리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비록 올해의 참가 신청은 조기에 마감되어 아쉬움을 남기지만, 사해 마라톤이 지닌 특별한 매력은 앞으로도 전 세계 러닝 커뮤니티에서 계속해서 회자될 전망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사해 랜드 마라톤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삶의 활력과 뷰티, 그리고 도전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로 기억되고 있다. 다가오는 2월, 사해의 소금 제방 위를 수놓을 8000명의 발자국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