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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과하더니…모리야스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요청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결과에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죽음의 조'에 편성된 일본 축구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그는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 상대로 "가장 강한 팀을 붙여달라"는 이례적인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악의 대진운에도 불구하고 물러서지 않고, 가장 어려운 상대를 통해 팀의 경쟁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상황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조 추첨 결과 네덜란드, 튀니지,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와 함께 F조에 속하며 가장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설상가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더라도 16강에서는 C조의 1, 2위와 맞붙게 되는데, C조에는 우승 후보 브라질과 아프리카의 강호 모로코가 버티고 있어 험난한 여정이 불가피하다. 심지어 베이스캠프 선정 계획마저 꼬였다. 댈러스와 멕시코 몬테레이를 오가야 하는 험난한 일정에, 같은 지역을 노리는 다른 강팀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후순위 베이스캠프로 밀려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런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모리야스 감독은 오히려 '매운맛 스파링'을 자청하고 나섰다. 일본 매체 풋볼존에 따르면, 모리야스 감독은 월드컵 출국 직전인 내년 5월 31일 일본에서 치를 마지막 평가전 상대로 최강팀을 원했으며, 유럽의 강호 두 팀 혹은 같은 조에 속한 튀니지를 염두에 둔 선정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기를 통해 월드컵에 나설 최종 멤버를 확정하고, 강팀과의 실전 경험을 통해 본선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위기를 회피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부딪쳐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리야스 감독의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리야스 감독의 강수(强手)가 과연 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일본은 바로 지난 9월 A매치에서 미국, 멕시코를 상대로 1무 1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며 사기가 꺾인 경험이 있다. 당시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인해 모리야스 감독이 직접 대국민 사과까지 해야 했다. 강팀과의 대결로 얻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자칫 대패할 경우 팀 분위기가 가라앉고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 부담도 크다. 그럼에도 일본은 당장 오는 3월 A매치 상대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확정하고, 스코틀랜드와도 경기를 조율하는 등 '강팀과의 대결'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위험한 도박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