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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의 치명적 약점 '이 영양소'…고기 없이 완벽하게 채우는 방법

 우리 몸이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는 필수 영양소인 비타민 B12는 신경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과 적혈구 형성, DNA 합성에 관여하는 핵심적인 수용성 비타민이다. 뼈 건강부터 에너지 생성, 정신 건강에 이르기까지 신체 전반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므로, 균형 잡힌 식단이나 영양제를 통해 반드시 외부에서 보충해야 한다. 국내 성인 남녀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2.4마이크로그램(㎍)이며, 임신 및 수유부는 2.6㎍,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위산 분비 저하로 인한 흡수율 감소를 고려해 강화식품이나 보충제 섭취가 권장된다. 이처럼 필수적인 영양소임에도 불구하고 결핍될 경우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비타민 B12의 결핍은 신체 내부의 건강 시스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가장 대표적인 역할은 적혈구 형성 과정에 관여하여 빈혈을 예방하는 것이다. B12가 부족하면 적혈구가 비정상적인 타원형으로 변형되어 혈류로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하는 '거대적혈구성 빈혈'이 발생하며, 이는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증으로 이어진다. 또한 뼈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쳐, 실제 한 연구에서는 비타민 B12 부족이 남성의 대퇴골 및 엉덩이 골밀도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심장 건강 역시 B12와 무관하지 않은데,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낮춰 심장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신경계와 정신 건강 유지에 있어서도 비타민 B12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 비타민은 기억력 감퇴의 원인이 되는 뇌 위축을 예방하는 데 기여하며, 치매 초기 환자에게 오메가-3 지방산과 함께 투여했을 때 정신적 쇠퇴를 늦추는 효과가 관찰되기도 했다. 기분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합성과 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 우울증 환자가 항우울제와 비타민 B12를 함께 복용했을 때 증상 개선 효과가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뿐만 아니라 눈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엽산 및 비타민 B6와 함께 섭취 시 노인성 황반변성의 위험을 높이는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낮춤으로써 시력을 보호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건강한 외모와 태아의 정상적인 발달에도 비타민 B12는 필수적이다. 세포 생성에 직접 관여하므로 건강한 모발, 피부, 손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며, 결핍 시 색소 침착, 손톱 변색, 탈모, 구내염 등 다양한 피부과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임산부에게 B12가 부족할 경우, 태아의 뇌와 신경계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신경관 결손과 같은 선천적 기형의 위험을 높이고 조산이나 유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비타민 B12는 주로 동물성 식품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소고기, 동물의 간과 같은 내장 고기, 연어, 참치 등 생선과 조개류, 그리고 우유, 그리스식 요구르트, 달걀 등이 대표적인 공급원이다. 채식주의자의 경우 비타민 B12가 강화된 시리얼이나 콩, 아몬드 등으로 만든 식물성 음료, 된장이나 청국장 같은 발효 식품을 통해 필요량을 보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