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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온천'은 옛말…회의장 갖춘 '초호화 리조트' 들어서는 덕산의 미래

 한때 연간 400만 명 이상이 찾으며 대한민국 대표 온천 관광지로 명성을 떨쳤던 충남 예산의 덕산온천이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았다. 1917년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온천으로 문을 연 유서 깊은 이곳은 시설 노후화와 변화하는 관광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며 방문객이 급감하는 위기를 겪었다. 2014년 437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이용객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반 토막 났고, 최근 다소 회복했음에도 여전히 전성기 시절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이처럼 활력을 잃어가던 덕산온천관광지에 국내 유수의 리조트·호텔 운영사인 호반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 고품격 숙박 및 컨벤션 시설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뜨게 되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덕산온천을 단순한 온천 휴양지에서 '회의·관광·전시·컨벤션(MICE)'과 '웰니스 관광'이 결합된 체류형 명품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는 데 있다. 호반그룹은 수많은 리조트와 호텔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고급 숙박시설과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온천욕을 즐기러 오는 단기 방문객을 넘어, 기업 회의나 국제 행사, 그리고 건강과 휴식을 테마로 한 장기 체류형 관광객까지 유치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충남도는 이번 프로젝트가 덕산온천의 부활을 이끄는 강력한 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개발 계획은 덕산온천 일대만을 위한 고립된 프로젝트가 아니라, 충남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조성 중인 내포신도시와의 연계를 통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전망이다. 내포신도시에는 앞으로 충남 미술관, 충남대학교 캠퍼스, 종합병원 등 주요 인프라가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덕산온천에 건립될 고품격 컨벤션 시설은 이들 기관의 배후 시설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의 학술대회나 병원의 의료 세미나, 미술관과 연계한 문화 행사 등을 유치하며 덕산온천을 비즈니스와 문화, 휴양이 공존하는 복합 거점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구상이다. 김태흠 충남지사 역시 이러한 연계 발전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덕산온천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미래형 복합 관광지로의 화려한 변신을 꾀하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낡고 오래된 온천이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최첨단 시설과 고품격 서비스를 갖춘 새로운 관광 명소로 거듭남으로써 과거의 명성을 되찾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천의 뜨거운 물이 상징하듯, 덕산온천이 다시 한번 충남 관광의 중심에서 뜨겁게 비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