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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도하 공습, 전 세계가 경악…유엔 안보리 긴급 소집, 의장석에 앉은 '한국'

 중동의 화약고가 다시 한번 폭발하며 국제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스라엘이 9일(현지 시각), 그동안 가자지구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해왔던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있는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해 전격적인 공습을 감행한 것이다. 전쟁 발발 2년 만에 처음으로 중립적 중재국의 심장부를 타격한 이 사건은, '전쟁 중에도 외교 채널과 중재자는 공격하지 않는다'는 오랜 불문율을 깨뜨린 극히 이례적인 도발로, 중동 정세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번 공습은 단순한 군사적 행동을 넘어, 전쟁의 양상을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중대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카타르는 미국 등 서방과 하마스 사이에서 인질 석방과 휴전 협상을 주도해 온 핵심 중재 국가였다. 하마스 지도부가 도하에 정치 사무소를 두고 활동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카타르의 중립적 지위와 중재 역할에 대한 국제 사회의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 '안전지대'를 직접 타격함으로써, 향후 모든 대화와 협상의 가능성은 사실상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 협상의 테이블 자체를 폭격한 것이나 다름없는 이번 사태로 인해 국제 사회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스라엘의 '금기 파괴'에 유엔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AFP, 타스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알제리와 파키스탄 등의 요청을 받아들여 미국 뉴욕 현지 시각으로 10일 오후 3시에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국제법에 위배되는지, 그리고 중재국에 대한 공격이 향후 분쟁 해결 노력에 미칠 파괴적인 영향 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긴급회의는 9월 순회 의장국을 맡은 대한민국이 주재한다는 점에서 한국 외교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안보리 의장국은 회의 의제를 설정하고 논의를 주도하며, 회원국들의 입장을 조율해 언론 성명이나 결의안 채택을 이끌어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한국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스라엘과 아랍권, 그리고 강대국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안게 되었다. 이스라엘의 초강수가 불러온 외교적 파장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한국이 의장석에 앉은 안보리 회의 결과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